정유 화학주 장기투자 유망…바이오株, 큰폭 조정 가능성
조윤남 대신證 센터장 인터뷰
- 6월까지 안도랠리 지속…이후 조정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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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인 지금은 기업 재무구조에 포커스를 맞춰서 투자해야 한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주기적으로 불황이 찾아온다. 그럴 때마다 현금이 많고 재무구조가 우량한 기업들이 결국 살아 남았다. 특히 어려울 때 두둑한 현금을 바탕으로 역발상 투자에 나서 호황기에 제대로 수혜를 누리는 기업에 주목해야 할 때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호황기에 투자할 때는 분기 실적, 업황 등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지만 불황기엔 재무구조가 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기 유망종목으로 S-OIL(010950) 롯데케미칼(011170) 고려아연(010130) S&T모티브(064960)를 추천했다.
◇국내증시, 6월까지 안도랠리…하반기 1800 이탈 가능성 있어
조 센터장은 유가 반등을 등에 업고 주식시장이 6월까지는 안도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유가 급락과 미국 제조업 경기 불확실성,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로 인해 동반 하락한 전세계 증시가 과도한 우려를 딛고 안도랠리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한 그는 이같은 안도랠리가 6월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6월 이후 시장은 하락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는 하반기 코스피의 1800선 이탈 가능성도 열어놨다. 올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국경기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유가 반등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산유국 크레딧 악화 이슈가 시장을 억누를 것으로 점쳤다.
조 센터장은 “유가가 최근 반등을 하고 있지만 40달러대에 진입한다고 해도 가격이 낮다”면서 “산유국의 적자폭은 줄겠지만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산유국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후폭풍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에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의 자금 부족 이슈도 6개월 주기로 수면위로 올라오는 만큼 악재들이 한꺼번에 부각되면서 6월이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조 센터장은 “지금 안도랠리의 7~8부 능선 쯤 와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 10~20% 수익을 먹기 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것은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화학·정유주, 장기투자 유망…바이오株, 큰폭 조정 가능성
그는 유망업종으로 화학과 정유업종을 꼽았다. 그는 “마진 스프레드 개선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면서 “정유·화학은 업황 자체가 바닥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조 센터장은 지난해 부터 국내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바이오주에 대해선 경계의 시각을 보였다. 실체가 없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오주가 동반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무형자산에 대한 높은 가치의 평가는 언제고 흔들릴 수 있다는 것. 특히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의 인수합병(M&A) 절대금액이 IT버블이 일었던 1999~2001년을 뛰어 넘어선 것이 버블 징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기를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씩 업종 내에서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등 균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큰 조정이 한번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센터장은 바둑 최강자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간 세기의 대결로 증권가 핫 테마로 떠오른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전문가)’에 대해선 “금융시장에도 거대한 혁신의 바람이 불어 올 것”이라면서 “이번 대결 결과가 혁신의 시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현재로선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자들에게 아주 좋은 컨설팅 투자 조언을 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프로그램 설계를 누가 하느냐는 사람의 문제이기 때문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완벽한 답은 아니다”며 신중한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