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은 암자와 절집 사람들

[스크랩] 영축총림 통도사 대웅전

동자승12 2016. 9. 2. 20:25

대웅전(大雄殿)

 
 

조선(1644년), 국보 제290호 통도사 대웅전은 상로전의 주건물(主建物)이다.

대웅전의 평면은 정면 3칸, 측면 5칸의 규모로 되어 모두 15칸 건물이며, 특이한 것은 두 개의 건물을 복합시킨 평면형이라 건물내부의 기둥배치가 다른 건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예이다.


현재의 건물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44년(인조 22)에 중건하였지만 건물의 기단은 신라시대의 것으로 보이며, 내부에 불상을 모시지 않아 통도사 대웅전은 참배의 기능만을 갖고 있는 건물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불상을 모시지 않은 대신 불단 뒤편으로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된 금강계단이 위치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불당 내부에는 동서방향으로 길게 불단만이 있고, 그 앞쪽 중앙에 설법상(設法床)이 있어 대덕승려가 설법할 때 사용한다. 

 

지붕은 팔작지붕의 복합형인 정(丁)자 형인데 정면과 양측면에 박공(朴工) 부분이 보이게 하여 특이하며 기와 가운데에는 철제(철제)기와도 올려져 있어 보통 건물이 아니었음을 짐작케 한다.


 지붕 정상에는 청동제(靑銅製) 보주(寶珠)가 있는데 직경 약 70㎝에 달하는 이 보주의 윗부분에는 다시 높이 50㎝ 가량의 길다란 철주(鐵柱)를 설치해 놓았다. 이를 가리켜 통칭 찰간대(刹竿臺)라 하며 이는 대찰 또는 부처님의 연궁(蓮宮)을 뜻하는 상징물이다.


즉 불탑에서와 마찬가지로 불천(佛天)의 하강(下降)을 나타내는 조형물(造形物)이다. 그리고 지붕의 막새기와 상부에는 도자기 연봉장식이 있어 불사리 계단의 보궁 장엄에 온갖 정성을 쏟았음을 알 수 있다. 정확한 조성연대는 알수 없으나 대웅전 중건 당시의 유물로 짐작된다.


이 대웅전에는 건물의 4면에 편액을 걸었는데 동쪽이 대웅전(大雄殿), 서쪽이 대방광전(大方廣殿), 남쪽이 금강계단(金剛戒壇), 북쪽을 적멸보궁(寂滅寶宮)이라고 하며, 조선 중기 불당 건축의 특수형으로 불당연구 및 목조건축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대웅전의 내부 천정은 우물천정으로 이룩되었으며 이들은 목단, 국화문 등을 조각한 위에 단청(丹靑)하여 매우 화려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같은 목조조각은 전면 불단의 초자(草子)에도 매우 화려하게 나타났는데, 이는 곧 조선시대 목조 공예의 진수를 나타내고 있다.

건물의 크기는 남북이 15.8m, 동서가 10.1m이며 동쪽 대웅전 현판 아래 두 장의 꽃살문 역시 조각이 우아하다. 연화문, 옥단문, 국화문 등을 새겨 문살을 장식하였다. 건물의 네 귀퉁이에는 버팀기둥, 즉 우주를 놓아 추녀의 하중을 지탱하도록 하였으며 외양(外樣) 역시 조화를 잘 이룬 뛰어난 목조물이다.

주련 : 금강계단(金剛戒壇)
  • 初說有空人盡執 초설유공인진집처음에 공을 설하니 모두 집착하더니
  • 後非空有衆階捐 후비공유중계연뒤엔 공이 아니라 하니 모두 버리내
  • 龍宮滿藏醫方義 용궁만장의방의용궁에 가득한 경율론 의사의 처방과
  • 鶴樹終談理未玄 학수종담이미현학수에서 마지막 설법도 현묘한 이치는 아니로다.
주련 : 대방광전(大方廣殿)
  • 楊柳梢頭甘露灑 양류초두감로쇄버드나무 초순에 감로를 뿌리고
  • 連華香裏碧波寒 연화향리벽파한연꽃 향기 속에 푸른 파도가 서늘하네
  • 七寶池中標玉子 칠보지중표옥자칠보 연못에 옥자[표주박]를 띄우고
  • 九龍口裡浴金仙 구룡구리욕금선아홉 용이 입으로 金仙을 목욕시키는데
  • 大聖元來無執着 대성원래무집착대성은 원래 집찰이 없다네.
주련 : 대웅전(大雄殿)
  • 月磨銀漢轉成圓 월마은한전성원
  • 아룸다운 저 달이여, 은하수를 돌고 돌아 둥글어 졌는가
  • 素面舒光照大千 소면서광조대천
  • 하얀 얼굴의 잔잔한 빛이 온누리를 비추네
  • 連비 山山空捉影 연비산산공착영
  • 원숭이들 달을 맞대며 부질없이 못 속의 달을 건지려 하나
  • 孤輪本不落靑天 고륜본불락청천
  • 높이 뜬 저 달은 본래부터 푸른 하늘에서 떨어진 일 없다네
  • 默契菩提大道心 묵계보리대도심
  • 묵묵히 깨달음의 대도심에 계합하네

통도사 대웅전에는 다른 사찰과 달리 동서남북 사면에 모두 편액(扁額)이 걸려있고, 또 각각 주련이 달려있는데, 사천왕문을 통해 들어가면 관음전 쪽에 ‘대웅전(大雄殿)’이라는 편액이 걸려있다. 편액이란 널판지나 종이 또는 비단 등에 글씨나 그림을 그린 것으로 대부분 가로로 길쭉하여 횡액(橫額)이라고 하는데, 보통은 현판(懸板)이라고도 부른다.


편(扁)은 서(署)의 뜻으로 문호 위에 제목을 붙인다는 말이며, 액(額)은 이마 또는 형태를 뜻하는 말로, 건물 정면의 문과 처마 사이에 붙여서 건물에 관련된 사항을 알려 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중국 진(秦)나라 때 건물 명칭을 표시한 것을 서서(署書)라고 한 것이 편액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쓰기 시작하여, 조선시대에는 사찰 건물은 물론 도성과 문루, 궁궐 전각, 지방관아와 향교, 서원 등 일반주택에까지 붙여졌다.


대웅전 편액의 글씨는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1820~1898)의 글씨로 알려져 있다. 통도사에는 유독 흥선대원군 즉 석파(石坡)의 글씨가 많이 있는데, 일주문(一柱門)의 편액인‘靈鷲山 通度寺’의 글씨와 원통방 편액과 ‘금강계단’의 글씨 등이 모두 흥선대원군의 글씨라 한다.


다음으로 주련(柱聯)을 살펴보면, 우선 글씨는 천보구하(天輔九河)스님의 글씨이다. 통도사의 많은 주련들이 구하스님의 선필(禪筆)로 쓰여져 있다. 주련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주련의 문장은 모두 다섯 구절로 이루어졌다. 앞의 네 구절은 칠언절구의 한시(漢詩) 형식으로, 중국 송(宋)나라 때의 대문호로서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소동파(蘇東坡1036-1101) 거사(居士)의 누이 동생인 소소매(蘇小妹)가 지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불교의식문 중의 하나인 관음예문(觀音禮文)에 실려 있다.


관음예문은 중국과 우리나라에 전승되어온 의례문(儀禮文)으로 관음신앙을 중심으로 여러 불보살님에 대한 귀의, 예경, 찬탄, 발원의 글이 한데 어우러진 법문집인데, 이중 법신(法身)·보신(報身)·화신(化身)의 삼신불을 찬탄하는 문장 중 화신불을 찬탄하는 구절에 나와 있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번째 구절은 앞의 내용과는 별 관계없이 기둥의 수에 맞추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출처는 금강경오가해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 중 종경장(宗鏡章)에 나오는 글이다. ‘마음을 어떻게 항복 받아야 하겠습니까?’하는 수보리의 질문에 부처님께서 답하시는 대목에서 종경스님이 글을 단 것이다.


주련의 내용은 관음예문에 나와 있는 화신불(化身佛)을 찬탄하는 아름다운 문장이다.

至心歸命禮 兜率陀天上 象駕日輪 摩竭提國中 龍蟠覺樹 敎談三百餘會 度脫衆生 住世七十九年 利樂郡品 應物隨形化 阿羅縛左那 裟婆一代敎主 千百億化身 釋迦牟尼佛 月磨銀漢轉成圓 素面舒光照大千 連臂山山空捉影 孤輪本不落靑天

중생에게 천백억 화신 나퉈 보이신 석가모니 거룩한 부처님께
목숨바쳐 지심으로 절하옵나니 부처님은 도솔천 하늘 위에서
눈부신 햇빛 속에 코끼리 타고 마야부인 태속에 드시었으며
룸비니 꽃동산에 태어나실 땐 아홉 용이 맑은 물로 목욕시키고
마가다국 보리의 나무 아래서 위없고 바른 깨침 이루시었네

삼백여회 진리를 연설하시사 고통받는 많은 중생 건져 내시고
칠십구년 이 세간에 머무르시사 중생에 이익주고 기쁨 주시니
천백억 화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선 중생의 서로 다른 모습을 따라
그에 맞는 여러 모습 나타내시네

은하수에 달이 갈려 둥글어지니 흰 얼굴 빛을 펴서 온누리 비치네
원숭이들 서로 서로 팔을 이어서 공연히 물 속의 달을 건지려 하지만
홀로 밝은 저 달은 원래로부터 하늘에서 떨어지지


출처 : 통도사 비로암
글쓴이 : 白蓮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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