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財tech) 관리

[스크랩] 트럼프 당선과 국내 정유사의 4대 악재

동자승12 2016. 11. 21. 07:58
올 사상최대 실적기대 불구 4대 악재에 전전긍긍

"알래스카의 여름 같은 정유업계 반짝 호황이 더 일찍 끝날까 걱정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함께 정유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이는 올해와 달리 내년 이후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올 들어 3분기(5조6882억원, 3분기 누적 영업이익)까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11년(연 6조8135억원)에 근접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올 한 해 전체로도 사상 최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당초 기대와 달리 트럼프 당선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계에서는 △유가 하락 △정제마진 축소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감소 △이란에 대한 스냅백(경제 제재 상태로 복귀) 등을 '트럼프가 불러올 4대 악재'로 꼽고 있다. 석유개발사업 등이 활기를 띨 수 있다는 점은 호재지만 아직은 규모가 작은 데다 실제 수익까지 갈 길이 멀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기간 내내 "50조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지닌 셰일가스, 석유, 천연가스 및 석탄 등 미국의 에너지 자원에 대한 (채굴 관련 등) 규제를 모두 없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석연료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유가가 낮은 상황이라 당장 셰일가스 개발 등이 본격화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석유 공급이 늘어날 것이란 게 정유업계의 관측이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정책에 대한 불안감, 중장기적으로는 공급과잉으로 인해 한동안 유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유지되면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더뎌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저유가 지속으로 올해 정유사 실적에 효자노릇을 했던 '재고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국내 정유사들이 중동 등에서 원유를 수입해 한국까지 운송하는 데는 약 1개월이 걸린다. 운송기간 중 유가가 완만하게 상승하면 정유사들은 가만히 앉아서도 수익이 늘어나는 것이 '재고 효과'다.

정유사 실적에서 매출에 영향을 주는 유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영업이익을 결정하는 정제마진이다. 정제마진이란 유가와 완제품 가격의 차이를 뜻한다.

정유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올 초 배럴당 10달러 수준이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현재 7달러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석유협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엔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정제마진 변동폭이 더 커질 것이란 점이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불확실성·변동폭 확대라고 표현했지만 업계의 걱정은 마진 축소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에서는 "향후 2년여 동안 역내 정제설비 증설 등이 없는 만큼 수요 급감 등의 돌발변수가 없다면 정제마진은 안정적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보호무역주의 강화 역시 정유업계 입장에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석유협회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국내 정유 4사는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수출했다. 트럼프 당선 후 교역량 감소 등이 진행되면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등 입장에선 이란에 대한 스냅백도 근심거리다.

올 들어 이란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면서 두 회사는 이란산 원유·콘덴세이트(초경질유) 도입량을 빠르게 늘려왔다. SK이노베이션은 전체 소비량(하루 110만배럴)의 20%가량을 이란에서 들여오고 있다. 오일뱅크는 현재 전체 수입량(하루 55만배럴)의 22%(하루 12만배럴)를 이란에서 들여오고 있다. 나프타 성분이 많은 콘덴세이트 중심이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까지 콘덴세이트를 카타르에서 들여왔으나 올 들어 이란으로 수입처를 바꿨다. 업계에 따르면 이란산은 5~10%가량 저렴하다. 두 회사는 더 싼 가격에 물량을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S칼텍스와 에쓰오일은 경제성 판단 및 지배주주 등과의 관계로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이란산에 대해서는 정유사보다 더 신경 쓰는 회사가 있다. 월 500만배럴의 수입량 중 70%인 350만배럴을 수입하는 한화토탈이다. 한화토탈에서는 "가격 경쟁력 때문에 이란산을 수입해왔다"며 "이란과 관계에 문제가 없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긍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앞으로 정제설비 확대 등이 단기간에는 없어 저유가가 되면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출처 : 통도사 비로암
글쓴이 : 海雲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