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년차 40대 주부 임모씨는 올해 추석에는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남편에게 통보했다. 20대 중반에 결혼해 지난 14년간 명절마다 전과 송편을 만들었던 ‘모범 며느리’의 변심이었다. 남편은 당황했고 함께 책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던 초등학생과 중학생 두 딸은 응원을 보냈다.
임씨는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며느리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명절의 틀을 깨버리고 싶었다”며 “서울의 작은 숙소를 잡고 나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어 수입 맥주와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부터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공부하고 있다는 임씨는 “시부모님이 노하셨다는 이야기에 불안하고 힘들었지만 여기서 물러나고 싶진 않다”며 “내년에는 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한번 다녀오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임씨와 같이 기존 명절 문화를 거부하는 ‘행동하는 (예비)며느리’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부장적인 제사 문화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조용한 불만’을 표출해왔던 며느리들이 본격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적 지위가 올라간 여성들이 과거와는 달리 제사라는 가부장적 규범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며 “며느리들이 숨겨왔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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