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석유화학 역대 최고 실적, 영업이익 1조 돌파한
효성·한국타이어
글로벌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국내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의 대표
수출 효자였던 자동차와 철강, 조선 업종에 한파가 불고 해운업종에서 위기가 몰아닥친 상황에서 정유, 화학, 자동차 부품 등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둬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고부가 가치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고,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나홀로 '호황' 맞은
정유·석유화학=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는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총 영업이익
8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들은 모두 주력 사업인 정유보다는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 3조2286억원으로 정유·석유화학 업계 합쳐 최초로 3조원대의 이익을 돌파했다. GS칼텍스는 2011년
올렸던 2조200억원의 종전 최고 기록을 넘어 지난해 2조140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S-OIL은 1조69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전 최고 기록인 2011년 1조6337억원의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고, 현대오일뱅크는 965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1년만에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는 1조클럽 가입마저 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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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에서는 롯데케미칼이 2조5478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역대 2위 실적이었다.
에틸렌 가격이 오르면서 제품 스프레드(원료와 에틸렌간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수익성 개선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밖에 합성고무
원재료인 부타디엔(BD) 가격도 1년새 3배 이상 폭등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총 3조원의 영업이익을
넘겨, SK이노베이션에 이어 정유, 석유화학 업계를 합쳐 두번째로 영업이익 3조원대 벽을 깰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익 1조 넘긴 '라이징 스타'=효성은 1966년 창사 이후 50년만에 사상 최대 실적이자 첫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163억원, 매출액은 11조9291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도 사상 최대치인 8.5%를
기록했다.
효성은 2015년에는 연간 영업이익 9502억원으로 '1조클럽' 가입에 아쉽게 실패했다. 2015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7% 늘었으나 매출액은 4.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6% 감소한 4754억원을 기록했다.
효성은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글로벌 1위 제품을 포함해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화학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실적을 올리면서 실적을 개선했다. 사업부문별 영업이익비중은
섬유(30.7%), 산업자재(21.5%), 중공업(18.6%), 화학(14.5%)으로 집계됐다.
한국타이어도 지난해 고성능 타이어
판매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대치인 영업이익 1조1037억원을 냈다. 2014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 1조원을 재돌파한 것. 한국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 공급 확대 및 초고성능타이어(UHPT) 판매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한국타이어의 전체 매출액 중 고성능 타이어 비중은
34.5%였다.
◇작지만 강했다=이익 규모는 작지만 강한 모습을 보인 업체들도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매출액 1조7588억원, 영업이익 1821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상선이 채권단 품으로 넘어가면서 현대그룹은
대기업집단에서도 빠지는 등 몸집이 현저히 줄었지만 현대엘리베이터는 부담을 털고 그룹 알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신규 승강기와 유지
보수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건설 시장의 호황으로 덩달아 실적이 개선되기도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11년 이후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시장 점유율도 41%에 달해 글로벌 대형 업체들을 제치고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영업이익 1724억원, 이익률 22.3%를 올리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동부하이텍은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인
아날로그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다. 그동안은 만성 적자에 시달렸지만 2014년부터 실적 증가세가 뚜렷해지면서 김준기 동부 회장의 20년에 걸친
투자에 화답했다.
동부하이텍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 등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이밖에 TV,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아날로그 반도체 수주도 늘어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1997년 창사 이래 계속 적자를 내다 2014년
처음으로 4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5년에는 영업이익 125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자동차업계가 지난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는 지난해 영업이익 305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000억원의 벽을 넘었다.
현대·기아차에
주로 부품을 공급하는 만도는 부품 공급처를 늘린 것이 주효했다. 2000년 83%에 달했던 현대·기아차 매출 비중은 최근 54%까지 떨어졌다.
이제는 미국 GM,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완성차 업체로 고객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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