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창건설화 9마리 용 1370년 만에 깨어났다
▲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에서 구룡지 설화에 나오는 아홉 마리 용이 장엄등(다양한 불교 상징물을 등으로 만들어 법당이나 절 마당을 장식하는 것)으로 재현됐다.
통도사 창건설화에 나오는 아홉 마리의 용이 1370여 년만에 깨어났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통도사가 오는 3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구룡지 설화에 나오는 아홉 마리 용을 장엄등(다양한 불교 상징물을 등으로 만들어 법당이나 절 마당을 장식하는 것)으로 재현했기 때문이다.
통도사 등에 따르면 1370여 년 전 신라 대국통인 자장율사가 석가모니가 설법을 했던 인도 영축산과 닮은 축서산에 절을 짓기로 했다. 하지만 절터 큰 연못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이미 살고 있었다. 자장율사는 '절을 짓겠다'며 '떠나줄 것'을 요구했지만, 용들은 응하지 않았다. 이에 자장율사가 종이에 '화(火)'자를 써서 하늘로 날리자, 연못의 물이 끓어올랐고 용들이 도망하기 시작했다. 아홉 마리 용들 중 다섯 마리는 남서쪽으로, 세 마리 용은 동쪽으로 각각 달아났다. 마지막 한 마리 용은 '눈이 멀어 갈수 없으니 연못에 남아 절을 지키겠다'고 간청했고, 자장율사는 조그만 연못을 만들어 그곳에 살도록 했다. 그 연못이 통도사 대웅전 옆에 있는 구룡지다.
부처님 오신날 맞아 8일까지
구룡지 용 장엄등으로 재현
무풍한송길 220마리 학 설치
방문객에 행복·장수 기원
통도사는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달아났던 여덟 마리의 용과 구룡지에 남아있는 한 마리 용을 장엄등으로 재현해 부처님을 친견하도록 했다. 구룡지 용은 구룡지에서, 나머지 용들은 천왕문에서 일주문으로 이어지는 보행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엄등으로 재탄생한 용은 길이만 20m가 넘는다.
용의 머리 위쪽에는 모든 존재가 그물고리처럼 얽혀있다는 불교의 인드라망을 구현한 그물도 볼 수 있다. 낮에 본 여의주와 인드라망은 밤이 되면 오색찬란한 불빛으로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도문 총무국장 스님은 "불자와 시민들에게 전통 불교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장엄등을 기획했다"며 "아홉 마리의 용을 장엄등으로 재현하기 위해 사찰 내 스님은 물론 하북면 주민들이 2개월 넘게 구슬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힐링 장소로 이용 중인 통도사 무풍한송길에는 또 다른 볼거리가 있다. 220마리의 학이다. 통도사는 무병장수를 의미하는 학을 장엄등으로 만들어 절을 찾는 모든 이에게 '행복과 장수'를 기원했다.
이 외에도 통도사 경내에서는 산청어등과 풍등, 솟대등 등 다양한 등도 볼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해 겨울왕국에 나오는 캐릭터인 울라프등도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영배 주지스님은 "연등이 통도사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과 추억을 안겨줄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불교 신자는 물론 방문객 모두가 부처님의 자비를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통도사는 3일 오전 11시 봉축법요식을 개최한다. 장엄등은 8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글·사진=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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