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0명 중 1명만 살아남는 암, 췌장암. 우리나라 암 발생률은 4년 연속 하락했지만, 췌장암은 오히려 증가했다. 췌장은 복부 가장 깊은 곳인 간 아래 위치한 데다 주요 장기들과 맞닿아 있어 치료가 어렵고, 발병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뒤늦게 발견하기 쉬운 탓이다. 난공불락의 암, 췌장암에 맞선 간담도췌외과 신상현 교수를 만나봤다.
낯선 만큼 치명적인 암
간과 췌장, 담낭, 담도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치료하는 간담도췌외과. 신상현 교수는 췌장, 담낭에 생기는 모든 질환을 보고 있는데 그 안에서도 췌장암에 관심이 많다.
“5년 생존율이 80~90% 되는 암이 있을 정도로 암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췌장암은 현재까지도 가장 생존율이 좋지 않은 암입니다. 아직도 췌장암의 기전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의사로서 앞으로의 치료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간담도췌외과의 수술은 난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 췌장 주변으로 큰 혈관들이 굉장히 가깝게 붙어있어 수술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넓게 퍼져있는 종양과 염증을 제거하다 보면 수술시간이 7~8시간에 이르기 일쑤. 하지만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더 나은 치료방법을 찾아 나가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작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뤄진 복강경 췌장암 수술은 350여 건으로 국내 어느 병원보다 복강경 수술경험이 풍부하고, 수술법과 내과적 치료의 지속적인 발전으로 2000년 12.4%였던 췌장암 5년 생존율은 15년 만에 26.8%로 증가했다. 신 교수는 죽음의 암으로 불리는 췌장암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정보가 치료의 첫걸음
환자들에게 첫인상이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는 신상현 교수. 온화한 외모의 신 교수에게 환자들은 왜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일까?
“대놓고 얘기를 다 해버리니까요. 병이 어떤 경과를 보일 것이고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환자들에게 숨기지 않고 정확히 알려주려고 합니다. 환자 본인이 병에 대해 잘 알고 계셔야 치료가 잘 되거든요. 처음에는 제 이야기를 냉정하다고 느끼시다가도 나중에는 정확한 정보를 줘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1년여 전, 심한 담낭암으로 신 교수를 찾은 중년의 여자 환자가 있었다.
암이 담낭 주변으로 퍼져있어 '간·췌·십이지장 절제술'을 받아야 했는데 췌장,
십이지장과 간의 절반을 절제하는 수술로 사망률이 30%에 이르는 위험한
수술이었다. 수술로 암은 모두 제거했지만 수술의 성공도 잠시, 환자는 결국
몇 개월 후 간부전으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환자를 잃는 것은 신 교수에게도
큰 고통이었다. 하지만 환자의 따님으로부터 환자가 수술한 것을 후회하지 않았고
신 교수에게 감사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오히려 환자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의사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존재 자체로 힘이 된다. 환자에 대한
신 교수의 노력과 진심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더 없는 치료제가 되고 있었다.
섣불리 포기하지 말자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하는 환자를 보며 하루에도 몇 번씩 좌절하고 낙담한다는 신 교수. 하지만 간담도췌외과의 스승님들이 쌓아오신 경험과 수술 전후를 받쳐주고 도와주는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막강한 의료진이 있어서 든든한 마음으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췌장암의 생존율을 높일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제 인생의 목표입니다. 빠른 진단에 대한 연구일수도, 수술의 절제 범위에 대한
연구가 될 수도 있는데 앞으로 계속 고민하면서 정확한 연구목표와 치료 방법을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서울아산병원의 교수라는 직함이 부끄럽지 않도록 후회 없는 치료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신상현 교수. 환자를 향해 '섣불리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 신 교수의 마지막 한마디에서 분명 희망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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