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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sk-이노베이션, s-oil 정유사들 웃었다

동자승12 2016. 1. 26. 08:27

 

 

저유가 한파 속에서도 국내 정유사들이 지난해 5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에도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가 급락에 따라 최근 들어 도산하는 해외 정유업체가 급증하는 것과는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2014년 대규모 적자로 고전했던 국내 정유 4사가 지난해 5조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사상 최대였던 2011년(7조2079억원) 이후 최고치다.

높아진 실적 덕분에 정유업체 직원들은 두둑한 보너스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이미 기본급 5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고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오일뱅크도 실적 발표 후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정유사들은 올해도 이 같은 실적 호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다들 안 좋다는 상황이라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부담스럽다"면서도 "올해에도 작년 대비 10~20%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와 개별 기업들의 올해 실적 전망치를 종합해 보면 올해 정유 4사 영업이익은 지난해에 비해 약 10% 이상 늘어난 5조4000억원 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하락하면 정유사 실적이 줄어든다는 통념과 달리 '정제마진'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글로벌 정유사 실적은 유가와 비슷하게 움직인다. 원유를 직접 생산한 뒤 이를 정제해 파는 구조라 유가 하락은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 감소로 이어져 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국내 역시 유가 영향을 받는다. 원유를 사들인 뒤에 유가가 떨어지면 보유하고 있는 양만큼 손실(보유 재고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상 최악의 저유가 삭풍에도 국내 정유사들 실적에 훈풍이 부는 것은 원유를 전량 수입한 뒤 이를 정제해 되파는 사업 구조에 있다. 유가 자체보다 더 중요한 원유를 정제한 제품에 붙는 '정제마진'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월 들어 배럴당 10달러 선을 넘나들고 있다. 이는 지난해 최고 수준(3월·9.3달러)보다 높으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내 정유 4사는 유가가 1달러 하락하면 이동 기간(25일)에 하루 수입량(250만배럴)을 곱한 6250만달러 수준의 손실이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비해 정제마진이 1달러 상승할 경우 9억1250만달러(365×250만배럴) 추가 수익이 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정유 4사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을 4~5달러로 보는데, 지난해 정제마진 고공행진으로 정유사들이 4조~5조원 수익을 올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 이후 두바이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도 한국 정유 기업들에는 호재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브렌트유와 가격 차이가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한파가 몰아치면서 직전 일주일 동안 브렌트유는 20% 이상 뛰며 배럴당 32달러 선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두바이유는 지난 21일 배럴당 22.83달러까지 떨어져 2003년 (22.80달러) 이후 12년9개월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연초부터 불거진 중국 경기 둔화 등 염려는 변수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이 심해지면 정유업 역시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 등을 피해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