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財tech) 관리

미래성장동력 LG 구본무 회장

동자승12 2016. 10. 11. 09:36

- 배터리 선점 LG화학, 1위 질주
- 제조+금융 삼성페이, 융·복합 앞장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최근 폴란드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 LG화학(051910)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금으로부터 25년전인 1991년, 당시 그룹 부회장이었던 구본무 LG 회장은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떠났던 영국 출장길에서 2차 전지를 처음 접하고 미래 사업으로 낙점했다. 당시 일본 업체들이 먼저 뛰어든 상태였지만 2차 전지나 전기자동차 이슈는 아직 부각되기 전이었다. 석유화학사업 중심인 LG화학이 전지 사업을 하는 이유를 조직 구성원들 중 누구도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1990년대부터 수년간 투자를 지속했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심지어 2005년 2차전지 사업에서 2000억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구 회장은 “이 사업은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다독였다.

현재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를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을 2013년에 이어 2015년에도 세계 1위로 선정했다. LG화학은 글로벌 주요 화학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 발상의 전환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정유업계 1위 회사로서 정유사의 적이 될 수도 있는 전기차 관련 사업에 진출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8월 선보인 모바일 결제서비스 ‘삼성페이’도 제조업과 금융이 융합한 혁신 사례다. 삼성페이가 첫 적용됐던 ‘갤럭시 노트5’와 ‘갤럭시 S6 엣지+’는 출시 직후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발상의 전환을 개별기업이 아닌 산업의 변화로 시야를 넓혀 보면 ‘제품의 서비스화’가 눈에 띄는 흐름이다.

자동차업계를 예로 들면 기존처럼 자동차라는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한 부가가치와 수익을 올리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GM이나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이동 서비스 공급업체(Mobility service provider)’로 변신을 꾀하는 이유다. 차량 정보수집·유통 서비스, 디지털 서비스 공급, B2B 차량운행관리 등 서비스 개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서비스화 추세는 ICT기술이 발전하면서 서비스 창출이 가능한 영역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이 대표적인 예다.

이미 소비자들의 니즈도 제품을 넘어 서비스 쪽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성능만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보다 여기에 적용된 서비스들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고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나 가상현실(VR) 등의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적용해나가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장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형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제품을 개발해야지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고 시장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같은 움직임이 전세계 모든 기업들의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으로 제조업의 가치 사슬이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제조업은 대응이 크게 미흡한 상황”이라며 “제조와 서비스로 나눠보는 산업화 시대의 이분법적 시각을 극복하고, 융합 관점에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료: 현대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