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7월20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화성 탐사선 바이킹 1호를 크리세 평원에 무사히 착륙시켰다. 태양계 행성에 인류가 처음으로 탐사선을 착륙시킨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매리너 4호가 화성 1만㎞ 상공에서 흑백사진 21장을 지구에 전송한 뒤 불과 11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6주 뒤 반대편에 착륙한 쌍둥이 바이킹 2호와 함께 이들은 4만6000여장의 사진을 통해 화성에 존재했던 ‘물’의 흔적을 알렸다.
바이킹이 화성 탐사의 첫 출발을 알린 뒤 지난 40년 동안 인류는 태양계 내 행성 탐사는 물론 우리 은하 및 우주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다양한 탐사선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화성에 물과 산소의 흔적이 있다는 사실을 확정했고,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에서는 거대한 바다의 존재가 규명됐다. 지구 외에 다른 곳에서도 원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추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탐사 위성을 통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으며 지구와 닮은 행성 2700여개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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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의 화성 무인탐사로봇 오퍼튜니티의 모습. |
◆태양계 내부 탐사… “생명체 있을까”
나사에 따르면 지난 6일(현지시간) 현재 화성을 탐사하고 있는 무인탐사로봇(로버)은 오퍼튜니티와 큐리오시티 2대다. 바이킹호의 후임으로 나사가 2004년 1월24일 화성에 무사히 착륙시킨 오퍼튜니티는 스피릿과 함께 화성 언덕을 오르고 모래폭풍을 견디며 21㎞ 이상을 탐사했다.
당초 이들의 수명은 90일 정도로 예상됐지만 스피릿의 경우 구세프 크레이터에 착륙한 뒤 이산화규소가 풍부한 실리카를 발견하는 성과를 내며 2010년 3월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또 오퍼튜니티는 메리디아니 평원 한 가운데 착륙한 뒤 물의 산소 원자들이 광물의 철 원자들과 결합한 적철광을 발견하는 등 액체상태의 물을 암시하는 증거를 발견했고, 현재까지 화성에서 임무 수행 중이다. 화성 사진 25만여장을 지구로 전송한 이들은 1997년 처음으로 화성에 착륙한 탐사선 패스파인더의 로버 소저너의 성과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현재 화성 탐사의 대명사는 2012년 8월6일 게일 크레이터 가장 자리에 착륙한 로버 오퍼튜니티다. 12살 소녀 클라라 마가 제안한 이름을 붙인 이 탐사 로봇은 정식 명칭이 ‘화성과학실험실’일 정도로 암석 분쇄, 유기화합물 분석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유기 화합물 함량의 10억분의 1을 탐지할 수 있는 이 로버는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여부를 알려줄 첫 개척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나사는 이와 함께 2020년에 ‘마스 2020로버’를 착륙시킬 계획으로, 이 무인탐사선은 화성 표면 광물 미세 구조, 지표 수 미터 아래 물 존재 여부를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계에서 화성과 함께 주목되는 존재는 목성과 토성의 위성들이다. 목성과 토성은 헬륨 등 가스로 이뤄지고 섭씨 100가 넘는 척박한 환경이지만 주위 위성들은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977년 발사돼 1979~1981년 목성과 토성을 차례로 6일 현재 지구로부터 205억㎞, 169억㎞를 지나는 보이저 1, 2호는 목성과 토성 탐사를 개척한 탐사선이다.
특히 1999년 10월 발사된 카시니-하위헌스 호는 토성 탐사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분석이다. 토성 고리의 90%가 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낸 카시니는 2004년 하위헌스 탐사선을 타이탄에 직접 내려 보내 메탄 등으로 구성된 바다가 형성돼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내년 9월 토성 내부 고리로 들어가 22바퀴 돌고 죽음의 하강을 시작하는 카시니는 지난달 27일 토성의 북극 색상이 변화는 것을 감지하며 계절에 따라 토성의 제트기류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울러 허블우주망원경은 지난 9월 목성 위성 중 유로파에서 200킬로미터에 달하는 물기둥이 치솟는 장면을 포착하기도 했다.
◆태양계를 넘어 우주 전체로 향하는 탐사선들
태양계 내부 행성 및 위성 탐험이 생명체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각종 탐사 망원경은 우주의 신비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2013년 말 유럽우주기구가 발사한 가이아 탐사위성은 우리 은하의 3D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1989년 발사돼 우리 은하 내 별 11만8218개의 위치를 측정한 히파르코스 탐사선의 후계자인 가이아 탐사선은 우리 눈이 감지할 수 있는 것보다 4000배 희미한 별들에 대해 20마이크로(2000만분의 1)의 정확도로 별의 위치를 탐사하고 있다. 또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을 포착하는 망원경인 스피처 우주망원경은 2003년 발사된 뒤 지구 궤도를 따라 태양을 돌면서 1200억 광년 떨어져 있는 곳에서 탄소가 풍부한 외계행성인 WASP-12b를 2008년 발견하기도 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1990년 4월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호에 실려 발사된 이후 외계 행성은 물론 우주 전반에 스며 있는 암흑에너지, 거대 블랙홀들을 발견하고 그 특성을 규명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1994년 7월 슈메이커-레비9 혜성이 당시 인류 보유 핵폭탄의 600배 위력으로 목성에 충돌하는 현장을 생생히 보여준 허블 우주망원경은 1995년 하늘 면적의 2800만분의 1 지점을 집중 관찰해 관측 가능한 우주의 별의 개수(10의23승)를 계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09년 3월 발사된 케플러 우주 망원경은 지름 1미터 반사경으로 지구를 닮은 별들을 탐사해 2013년 태양과 같은 항성을 공전하며 지구와 크기가 비슷한 행성 50개를 파악했고, 지난 10일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의 사진을 찍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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