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람코 상장은 세기의 매각"..애플 시총 10배 공룡기업 나오나?
이코노미스트誌 “2차대전후 국제원유 질서 종언 상징”
“세기의 매각(Sale of the century)”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9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영 석유업체인 아람코의 신규 기업공개(IPO) 를 추진하는 것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사우디 정부의 구상대로 아람코의 자회사만 상장해도 역대 최대 규모의 IPO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람코의 상장은 2차 대전후 형성된 세계 석유 시장 질서가 마무리 되는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상장하면 애플 시총 10배 달할 것”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하루 세계 석유 공급량의 10%를 생산하는 사우디 아람코가 상장하면 시가총액이 10조달러(약 1경20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애플 시총(7560억달러, 애플 주가 최고가 기준)의 10배를 웃도는 시총 세계 최대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미국 최대 정유 업체인 엑손모빌의 시가총액인 3170억달러(약 383조원)의 20배에 달하는 전망치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자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람코의 상장 여부를 수개월 내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투명성을 높이고 부패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아람코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장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관리들은 아람코의 IPO 방식으로 원유를 생산하는 아람코 모회사의 지분을 상장하거나, 정유 등 다운스트림 부문을 영위하는 아람코 계열사 주식을 상장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이미 아람코는 자회사를 상장한 전례가 있다. 아람코가 일본 스미토모케미칼과 함께 설립한 페트로라빅은 2008년 지분 25%를 공모했다. 현재 아람코와 스미토모가 각각 페트로라빅 지분 37.5%씩 보유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재정이 바닥난 가운데 수입을 늘리기 위해 아람코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아람코가 이번 IPO에서 매각할 지분은 5% 정도지만 차츰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람코 둘러싼 전후 석유 질서
아람코의 상장은 국제 석유질서의 변화에도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아람코의 역사는 1차 세계 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과 프랑스는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 산레모 협정을 맺고 이라크 유전 지대에서 미국을 배척하기로 했다.
미국이 이라크 이웃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배경이다. 미국 정부 지원 하에 캘리포니아스탠더드오일(소칼)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합작해 설립한 회사가 아람코의 전신인 캘리포니아-아라비아스탠더드오일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거대 석유 기업 4곳이 합작해 지난 1933년 설립했다. 전후 서방 국가 간 석유 권력 쟁탈 과정에서 아람코가 탄생한 것이다.
이후 1944년 캘리포니아-아라비아스탠더드오일은 아람코로 사명(社名)을 바꿨다. 아람코(Aramco)는 아라비아·아메리카 석유회사(Arabian American Oil Company)의 준말이다. 글로벌 에너지 전문가인 대니엘 예르긴 IHS 부회장은 “전통적인 이슬람 전제국가와 현대 미국 자본주의의 흔치 않은 연합”이라고 평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의 미국에 대한 감정은 이란 등 여타 중동 국가들이 식민지로서 피지배 경험을 거치면서 프랑스와 영국에 가지고 있는 악감정과는 사뭇 달랐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관료는 “미국이 아람코의 소유권을 갖고 마을과 학교를 지어줬으며, 말라리아와 콜레라 등 질병을 퇴치 해줬고 농부는 기업가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줬다”고 회상했다. 아람코는 당시 미국계 기업이나 다름없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1970년대 오일 쇼크로 인해 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되자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입, 1980년 완전히 국유화했다. 지금은 아람코 회장이 사우디 보건장관을 겸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유가를 주무를만큼 강력한 세력이 됐다. 저유가 기조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이 감산하지 않도록 주도할만큼 국제 석유 권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그러나 미국이 셰일가스 생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미국과 사우디간의 에너지 동맹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미국의 셰일생산에 이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사우디의 아람코 상장은 미국과 사우디 에너지 동맹으로 상징되는 전후 국제 원유질서의 한 축이 종언을 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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