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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승12 2016. 1. 15. 08:33

한·미·일 증시, 10년새 확 바뀐 대장주… 미래투자전략 다시 짜라
시총 10위권 새내기주는
한국은 아모레퍼시픽..미국은 아마존·페이스북..일본은 아스텔라스파마
코스피 주도할 성장주는
한미약품 등 제약주와 카카오·CJ E&M '기대주'


'중후장대(重厚長大.무겁고, 두껍고, 길고, 크다는 의미로 육중한 장비와 넓은 대지가 필요한 장치산업)' 산업은 지고 모바일, 바이오의 질주는 계속된다.

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주식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세계 경기를 주도하던 대형 장치산업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이면서 그 빈자리를 새로운 업종이 채웠다. 특히 최근 10년 새 주도주가 뒤바뀐 미국과 일본 시장에 비춰볼 때 국내 산업계의 시프트(중심 이동)가 시급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생산→소비.. 패러다임 바뀐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정.화.조(정유.화학.조선)',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등으로 불리면서 한국 경제를 책임지던 수출주는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서 큰 폭으로 밀려났다.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서비스, 유통 등 내수 업종이었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과잉 생산' 문제가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세계 경제를 이끄는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모바일 중심의 새로운 플랫폼에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는 유통이나 금융 등 서비스 업종의 과제다.

미국과 일본 시장의 시가총액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종목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패스트 리테일링, 아마존, 페이스북 등이다. 유니클로를 앞세운 패스트리테일링은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한번에 책임지는 SPA 바람을 일으키면서 일본 시장의 대장주로 군림했다. 전자상거래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렌드를 이끈 아마존과 페이스북은 사업 다각화를 지속하면서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아마존은 100배가 넘고 페이스북과 패스트 리테일링도 4~50배 수준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현재의 실적 보다는 미래다.

대우증권 고승희 연구원은 "수요 부진보다는 공급 과잉에 기인한 제조업 부진은 현재 상황에서는 빠르게 해결되기 어렵다"면서 "아마존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도 주가가 지속 상승하는 것은 시장이 당장의 실적보다는 매출 성장과 새로운 분야 진출을 더 중요시 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소비재 업종을 대표하던 아모레퍼시픽이 현대중공업(조선), SK이노베이션(정유) 등 중후장대 업종 대표주를 차례로 넘어서면서 시총 5위까지 올라섰다. 아모레퍼시픽의 성장을 주도한 것도 중국 이라는 '새로운 시장' 이었다.

■시장 주도할 성장산업 필요하다

S&P 500 시총 10위 내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나스닥 상장사 네 개가 포진해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을 유가증권시장에 그대로 옮겨놓는다고 해도 20위 밖으로 밀린다. 코스피 시총 10위 이내 상장사 중 성장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회사는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뿐이다.

이 때문에 아직 국내 산업계의 중심 이동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더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고위 관계자는 "미국 증시의 시총 10위권 기업은 10년간 물갈이되면서 인터넷, IT는 물론 바이오 기업이 들어차 있는데 한국은 아모레퍼시픽 말고는 특별한 기업이 없다"면서 "산업 시프트가 시급한 문제인데 아무도 나서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성장 산업으로 꼽히는 사물인터넷(IoT), 전기차, 대체에너지 등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전자, 자동차, 화학 중심으로 흘러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 장세를 이끌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45위에서 5위까지 올라선 것처럼 기존 산업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트렌드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바이오, IT, 콘텐츠 등 신수종사업에서 새로운 시장 주도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주도하는 바이오주의 리레이팅(재평가)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말 시총 1조원에 못미치던 한미사이언스는 지난해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8조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고 한미약품의 시총도 7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시총도 11조6929억원으로 코스닥에서 유일하게 시총 10조 클럽에 가입했다.

최근 로엔을 인수하고 핀테크 사업에 나서는 등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발을 넓히는 카카오나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는 CJ E&M 등 IT, 콘텐츠 업계의 대장주들도 '한국의 아마존', '한국의 월트 디즈니'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IBK투자증권 김정현 연구원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기업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업종은 결국 사람과 연관된 것"이라며 "삶을 더 편하게 하고, 건강하게 하는 IoT와 2차전지, 제약.바이오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