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고 싶은 암자와 절집 사람들

법정스님, 지지않는 꽃으로 성불하십시요

동자승12 2015. 2. 27. 21:10

최인호 '꽃잎이 떨어져도…' 출간
법정 스님 수필·대담 함께 묶어

"잘 가십쇼, 큰형님. 법정이란 허수아비의 허물은 벗어 버리고 지지 않는 꽃으로 성불하십시오."

최근 출간된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여백)는 '짜깁기 책'이다. 2004년 출간된 '대화'(샘터) 중 법정(1932~2010) 스님과 소설가 최인호(1945~2013)의 대담과 2013년 출간된 최인호의 수필집 '최인호의 인생' 중 법정 스님 부분을 합했다. 그런데 이건 최인호의 뜻이다. 작가는 생전에 각기 다른 책에 실린 두 글을 합해서 법정 스님의 기일(忌日)에 맞춰 내달라고 부탁했다. 제목과 구성도 다 정해줬다.


	2003년 길상사에서 만나 네 시간 가까이 대담을 나눈 법정 스님(오른쪽)과 최인호 작가 사진
2003년 길상사에서 만나 네 시간 가까이 대담을 나눈 법정 스님(오른쪽)과 최인호 작가. /덕조 스님 제공

책에선 법정 스님에 대한 최인호의 각별한 정(情)이 느껴진다. 특히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이 그렇다. 작가는 2010년 서울성모병원 병실에서 스님의 부음을 들었다. 그 자신 암과 투병할 때였다. 생전(生前)의 만남은 10번 남짓. 그러나 각각 '산방한담'과 '가족'의 필자로 월간 '샘터'에서 이웃하며 인연 맺은 지는 30년이다. 당장 길상사로 달려가 영전에 향(香)을 사르고 그길로 원고지 100장을 휘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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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작가는 스님과의 인연과 암 환자로서 스님의 죽음을 맞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봉은사에 오디오 설치해 놓고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듣는 매력적인 스님이 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묘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던 중 샘터사에서 우연히 조우(遭遇)한 첫 만남부터 매화잎을 따서 꽃잎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눴던 마지막 만남까지. 그는 "깨끗하게 무(無) 자체로 돌아가고 싶다는 법정의 유언 앞에 저 꼴불견의 (영정) 사진은 무엇인가"라고 심술부리고, "내 옆에 스님이 계셨더라면 '형님' 하고 소리쳐 부르고 한번 번쩍 안아 주었을 터인데"라며 헛헛한 마음을 토로한다.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 사이엔 대담이 실렸다. '행복' '사랑' 등 여러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묘하게도 대담은 이런 대화로 끝난다.

"죽음은 누구나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자연스러운 생명현상입니다."(법정)

"죽음이 나에게 왔을 때 통곡하고 분노할 것인가, 아니면 두려움에 떨 것인가, 죽음에 대해 좀 더 자주, 깊이 생각하려고 합니다."(최인호)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