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최근 한 달간 빠르게 상승하며 배럴당 40달러선을 회복한 후 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 2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2.8% 하락한 배럴당 38.28달러를 기록했다. 22일 배럴당 41.45달러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한 이후 5일 연속으로 떨어지며 배럴당 40달러를 밑돌고 있다..
올 초 글로벌 경기둔화와 원유 공급과잉 우려로 꾸준히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지난달부터 반등했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데다,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산유국들이 감산(減産)을 추진하면서 다시 투자가 몰렸던 것이다. 지난달 중순 배럴당 20달러대 중반까지 하락했던 WTI 선물가격은 한 달여만에 50% 넘게 상승했다.



원자재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배럴당 40달러선에서 옆걸음하고 있는 유가가 달러화 가치의 흐름과 산유국들의 감산 여부, 중국 경기 등에 의해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달러화 가치에 쏠린 눈…실업률 하락·물가 상승으로 美금리 인상 가능성 살아있어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화 가치의 흐름은 향후 유가의 방향성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들은 대부분 국제 상품시장에서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국제유가가 최근 한 달여간 눈에 띄게 상승한 데는 산유국들의 감산 기대감과 함께 달러화 가치가 약세를 보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세계 주요 6개 지역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1일 98.36에서 17일 94.80까지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도 줄어든 상황이다. FRB는 지난해 12월 16일 기준금리를 0~0.25%에서 0.25~0.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올해 들어서는 아직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고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면서 FRB의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는 다시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FRB는 금리 인상 시기는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지난 29일 뉴욕 이코노믹 연설을 통해 “여전히 국제경제의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유가 급락 등을 고려해 금리 인상을 조심스럽게 결정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국의 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미국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FRB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하고 있다”며 “실업률이 이미 목표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마저 커진다는 것은 결국 FRB의 기준금리 인상을 가로막을 걸림돌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멀어지는 감산 기대감…中 경기회복도 유가 반등 변수
최근 산유국들의 감산 기대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점도 국제유가가 다시 약세로 돌아설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일부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감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면서 유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이 여전히 감산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올해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 조치에서 벗어난 이란이 산유량을 동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원유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지난 29일 쿠웨이트는 사우디 아람코와 공동으로 진행했던 카프지 유전의 생산 활동을 1년 6개월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카프지 유전의 산유량은 하루 30만배럴에 이른다. 이란은 다음달 17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최되는 산유국 회의에서 러시아 등이 추진하는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회복이 향후 국제유가의 움직임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여전히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의 제조업 지표가 개선되고 민간 소비가 살아나면서 장기적으로 재고량은 점차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미국, 유럽과 함께 원유 소비량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인 중국의 경기지표 개선만 확인되면 장기적으로 유가가 반등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의 공급 부담 완화를 단기간에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유가 예측은 공급보다는 수요 측면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며 “다음달 초 발표될 중국의 경기지표 개선 여부에 따라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선에 안착할 수 있을 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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