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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건희님의 세계 1위 방정식 (4편 - 2), 소병해 비서실장을 해임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하다

동자승12 2015. 11. 13. 09:28
소병해 비서실장을 해임하고 친정체제를 구축하다

<①편에서 계속>
46세. 젊은 총수의 취임이었다. 취임식이 끝나고 사장단과의 식사가 있은 후 이건희와 사장단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08-1의 고 이병철 회장의 자택으로 가서 고인의 상청 앞에서 명복을 빌었다. 그후 1년2개월간 시간이 날 때마다 국내 재계의 선배들은 물론 미국 제네럴 일랙트릭의 잭 웰치 회장 등 전세계의 대기업 회장들에게 인사를 다녔다. 바쁘게 87년 12월 한달이 지나고, 88년이 되었다. 88년은 그가 삼성그룹 회장에 취임, 삼성이란 대그룹을 직접 경영해본 첫 해이다.

또 1988년은 삼성의 창립 50주년이 되던 해였다. 그해 3월 이건희는 <제2의 창업>을 선언한다. 그는 제2의 창업으로 신규사업 추진과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발표했다. 신규사업 추진이란 우주항구, 월면기지, 화성기지 건설 등을 현실화하기 위한 우주항공 산업으로의 진출과 유전공학, 고분자 화학 등의 진출을 말한다. 사업구조 개편은 그때까지 분리되어 있던 전자와 반도체, 통신을 하나로 합병하는 것이다.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나름대로의 판단이었다. 바로 이때의 구조 개편이 오늘날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가전, 반도체, 정보통신 메이커로서 자리잡게 된 시초라고 볼 수있다. 그러나 이건희 체제 하의 삼성의 구조개편은 생각만큼 쉬운 것은 아니었다. 우선 벽이 두터웠다.
총수를 물려받은 시절의 이건희 회장. /조선일보 DB
총수를 물려받은 시절의 이건희 회장. /조선일보 DB
“회장으로 취임한 이듬해 제2창업을 선언하고 변화와 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이 없었다. 50년 동안 굳어진 체질이 너무도 단단했다. 내가 제일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1992년 여름부터 겨울까지 나는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삼성 전체가 사그라질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다. 체중이 10Kg 이상 줄었다.”

당시 그의 고백 중의 하나이다. 그가 여기서 얘기한 <굳어진 체질>은 무엇이고, 그는 무엇 때문에 당시 한국 제일의 기업 삼성이 ‘사그러질 것같은’ 위기감을 느꼈던 것일까. 당시 삼성은 선대의 이병철 회장이 거의 50년간에 걸쳐 경영해오면서 나름대로 한국 최고의 기업이라는 성취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새로 취임한 이건희의 눈으로 볼 때 삼성은 국내에서 최고라는 안일함에 빠져 자만감에 도취해있던 기업이었다.

이병철 회장의 시대에는 모든 지시가 회장실로부터 내려왔고, 그걸 각 계열사가 실천하는 전형적인 상의하달식의 경영이었다. 또 사장단에 대한 문책도 이병철 회장 자신이 직접 했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작고한 이병철 회장은 대단한 메모광이었다. 그의 메모 수첩에는 그날 해야할 일, 어제까지 미결된 일, 알아보아야 할 사항, 재확인 해야 할 사항, 점심식사를 같이 해야 할 사람, 전화해야 할 곳, 방문할 곳, 구입할 물건, 상을 줄 사람, 벌을 줄 사람, 구입해야 할 책의 제목, TV와 신문에서 본 자료 요약 등이 깨알같이 적혀 있었다.

그는 사람과의 면담시간을 사전에 정해놓고 꼭 그 시간만큼만 면담을 했다. 스위스 시계보다 더 정확하게 평생을 산 기업가가 이병철이었다. 돌다리도 두드려서 건너는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 스타일이었던 그는 자신의 경영을 돕기위한 분신으로 비서실이라는 대조직을 가지고 있었다. 삼성의 비서실은 80-90년대 한국 최강의 정보분석조직이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일도 잘했지만, 그만큼 권한도 강했다. 그러나 이건희는 그룹 비서실의 개혁없이는 삼성의 개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그 비서실의 책임자는 소병해였다. 소병해는 이건희와 동갑으로 이병철 회장 시대에 그를 12년간이나 보필해온 최고의 가신.

이건희는 3년 탈상 시점인 90년12월 소병해 비서실장을 삼성생명 부회장으로 전격적으로 전출시키고, 신임 비서실장에 사대부고 4년 선배이자 제일제당, 제일합섬, 삼성생명의 사장을 지낸 이수빈씨를 기용한다. 이른바 친정체제의 구축을 시작한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출처 : 통도사 비로암
글쓴이 : 智 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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